마흔다섯, 회의 중에 말이 꼬였다.
정신을 차려 보니 오른팔과 오른다리가 무거웠다.
말하려는 단어가 자꾸 다른 단어로 나왔다.

회사, 대출, 아이들.
머릿속이 걱정으로 가득했다.
'다시는 일할 수 없겠구나.'
한동안 휴대폰도 보지 않았다.

어느 날 아이가 그림을 가져왔다.
아빠가 걷는 그림이었다.
그날 밤, 한 번만 더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.

다음 날부터 담당 치료사와 함께 계획을 세웠다.
욕심내지 않기.
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.
손가락 펴기, 앉았다 일어나기, 서서 균형 잡기.
말은 언어 연습 카드로 매일 조금씩 했다.

나아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느렸다.
잘되다가도 피곤한 주에는 다시 뻣뻣해졌다.
그럴 땐 쉬는 것도 연습이라고 치료사가 말해 주었다.

몇 달 뒤, 지팡이 없이 집 안을 걸었다.
그다음엔 동네 한 바퀴.
그리고 담당 치료사와 상의한 뒤
천천히, 아주 조금씩 가벼운 조깅을 시작했다.
처음엔 1분도 길었다.

지금은 단축 근무로 회사에 다닌다.
계단은 난간을 잡고 오른다.
오른손 글씨는 아직 삐뚤다.
그래도 아침마다 계단 끝에서 숨을 고르며 생각한다.
'오늘도 한 칸 올라왔다.'

회복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간도 다릅니다. 오늘의 한 칸을 응원합니다.

※ 회복 속도와 정도는 개인차가 크며, 복직과 운동 계획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.

창작 이야기입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