왼팔과 왼다리에 힘이 빠졌다.
혼자서는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.
"자식들 짐이 되기 싫다."
박 씨는 그 말을 자주 했다.
밤이면 몰래 울었다.
딸이 말했다.
"엄마, 한 번만 같이 해 보자."
박 씨는 담당 치료사와 함께 아주 작은 운동부터 시작했다.
누워서 무릎 세우기.
의자에서 일어났다 앉기.
처음엔 세 번도 못 했다.
어떤 주는 조금 나아졌다.
어떤 주는 감기 때문에 다시 누워 있었다.
그럴 때마다 박 씨는 달력에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다.
'오늘도 했다'는 표시였다.
석 달쯤 지나 보행기를 잡고 섰다.
반년쯤 지나 지팡이로 집 앞 골목을 걸었다.
이웃이 "많이 좋아지셨네요" 하자
박 씨는 쑥스럽게 웃었다.
그리고 한참 뒤.
담당 치료사가 괜찮다고 한 날,
박 씨는 딸과 함께 공원 길을 아주 천천히 뛰어 봤다.
열 걸음쯤이었다.
그래도 둘 다 한참을 웃었다.
박 씨의 왼손은 아직 불편하다.
걸음도 젊을 때 같지 않다.
그래도 박 씨는 말한다.
"느려도 괜찮아. 멈추지만 않으면 돼."
회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. 오늘의 동그라미 하나면 충분합니다.
※ 회복 속도와 정도는 개인차가 크며, 걷기·달리기는 낙상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.
창작 이야기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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