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요양보호사다.
어르신은 여든이 넘으셨고, 왼쪽이 마비되셨다.
처음 뵌 날, 어르신은 말씀하셨다.
"나는 이제 다 끝났어."

나는 매일 노트를 썼다.
식사, 기분, 그리고 운동.
물리치료사가 알려 준 대로 침대 옆에서 발목 돌리기를 도왔다.
어르신은 귀찮아하셨다.
"이 나이에 뭘 해."

그래서 나는 노래를 틀었다.
어르신이 좋아하시는 옛 노래.
노래 한 곡 동안만 발목을 돌리자고 했다.
어르신은 흥얼거리며 따라 하셨다.

한 달 뒤, 보행기를 잡고 일어나셨다.
두 달 뒤, 방문 앞까지 다섯 걸음.
그런데 감기에 걸려 일주일을 누워 계셨다.
다시 일어나니 세 걸음도 힘드셨다.
어르신이 우셨다.
"봐, 소용없잖아."

나는 노트를 펼쳐 보여 드렸다.
"처음엔 한 걸음도 못 하셨어요."
어르신은 한참 노트를 보셨다.
그리고 말없이 보행기를 잡으셨다.

어제, 어르신이 방문을 넘어 거실까지 걸으셨다.
열한 걸음.
손주 사진 앞에서 어르신이 웃으셨다.

오늘도 노래 한 곡 길이만큼, 몸을 움직여 보세요.

※ 회복 속도와 정도는 개인차가 크며, 보행 연습은 낙상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.

창작 이야기입니다